봄은 온다, 그리고 간다. 사랑은 또 다시 올테고... 또 다시 갈 것이다. - 9.4
이 아름다울 것 같은 영화를 한 단어로 수식한다면 '씁쓸함' 일 것이다.
두근두근 설레는 봄날은, 언젠가 간다.
변심한 은수를 그 누구도 욕할 수 없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애담이다.
자연스럽게 눈이 녹고 봄이 찾아오듯 이 둘의 사랑또한 자연스레 찾아왔다.
그리고 웬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잔인하고 지독히 담백하게 이별은 찾아온다.
물론 전혀 극적이지도 않고, 오열하는 장면따윈 찾아볼 수 조차 없다.
덤덤히 이별을 받아들였던 상우는 하루종일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가슴 아파하지만, 다시 돌아온 은수를 받아주지 않는다.
이 둘이 즐겨먹던 라면처럼 사랑은 어느새 인스턴트가 되어버렸다.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이별한다.
영원한 것이 있을까?
가슴이 아려오지만 우리네 삶의 사랑은 이렇다.
건조하고 무덤덤하고 지극히 평범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찾아오고 대수롭지 않게 끝나곤 한다.
상우는 그렇게 사랑하고 지질하게 매달렸었던 은수가 찾아옴에도 받아주지 않지만
그녀와 함께 하였던 아름다웠던 순간을 추억하며 엔딩크레딧은 올라간다.
참, 씁쓸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봄날은 그저 갈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