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과 사랑은 영원하다. 9.5
지극히 클래식한 스토리를 이토록 신나고 뜨겁게 보여줄 수 있을까?
관객들이 열광하는 것은 눈요기 뿐 아니라 그 안, 사랑의 순수함 때문이었으랴.
물랑루즈는 환락의 공간이다.
물랑루즈는 화려하고 유쾌하며 매혹적이다.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하 듯 물랑루즈의 단원들은 다이아를 열망하며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표방하며 부를 갈구한다.
이 공간 안에서는 재력과 권력만 있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사틴은 물랑루즈의 가장 아름답고 금전적 가치가 높은 창부이며 부와 성공을 갈구한다.
자, 다음으로 이 영화의 남주인공인 크리스티앙은
자유와 평화, 사랑을 쫓아 프랑스를 찾은 순정파 작가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 울부짖으며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아는 남자이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고 그 어떤 각오도 치룰 수 있는 남자이다.
지독히도 극적으로 상반된 세 인물들이 극 안에 대치되어있다.
사랑을 믿지 않는 창부와, 사랑만이 전부인 작가, 창부가 원하는 모든 미래를 줄 수 있는 백작.
이 뚜렷한 세 인물의 갈등으로 흘러가는 서사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 더욱 명확히 하려한다.
부와 사랑, 신뢰라는 가치의 굴레바퀴속에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고뇌하는 인물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주제는 거듭 강조되어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 말이다.
뮤지컬 포맷을 차용하여 뮤지컬을 만들어나가는 이 영화는 음악과 무대효과, 비유와 상징을 통해 예술의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한다.
21세기 개봉작이기엔 너무도 상투적이고 진부한 스토리이지만 그 안은 익숙하되 신선한 음악들과, 역동적이고 화려한 볼거리,
마지막으로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으로 풍성하게 채워져있다.
즉, 풍성한 볼거리와 들썩이는 음악들로 관객을 매혹시킨 뒤, 약간은 우리가 싱겁게 생각하는 사랑의 본질로서 대해 크게 한방 날리는 셈이다.
두 남녀는 말한다. 죽을때까지 그대를 사랑하겠노라고, 하지만 사틴은 죽는 그 순간 우리의 이야기를 글로 써달라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 수 있다고.
자유와 낭만, 사랑을 추구하는 19세기 보헤미안의 정신을 21세기에 잊고지내진 않았는지 자문하며 리뷰를 마친다.